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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 고구마
    요리(料理) 2021. 12. 27. 18:56

     

     

     

     

     

    12월이 시작되며 예상 밖으로

    크고 작은 선물들을 많이 받았고,

    무슨 답례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생각이 김치에 이르렀었다.

    주변에서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파는 거 말고 진짜 김치를 먹고 싶다,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

    아니 아예 요리교실 하면 어떻겠냐... 는 말을 인사처럼 많이 들었다.

    요리교실은 무슨, 그건 부담스럽고

    조금씩 나눠 먹을 순 있지 그렇게 나는...

     

    고구마 김치

    고구마 깍두기..

    문득 생각이 나서 몇 개만 만들어 봤는데...

    이게 꽤 괜찮았던 것이다.

    할머니가 김치 담을 때 생밤이나 고구마를 얇게 편으로 썰어서 넣어주셔서

    그거 쏙쏙 빼먹던 어린 시절도 생각나고...

    그래서

    맛있어서

    기분 좋아져서

     

     

    고구마를 잔뜩 샀고

    빈병도 사서 소독하고 말리고

    20병 만들었는데...

    처음 맛볼 땐 괜찮았는데...

    얼마간 지나 맛을 보니 어머...

    씹어도 씹어도 입안에 남는 이 텁텁한 느낌...ㅠㅠ

    양념 맛은 같은데 식감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어쩌면 혹시 좀 더 맛들면 좋아지려나

    또 얼마간 기다려봤지만

     

    결론은 '아니 되겠다'.

    섬유질 많고 텁텁한 고구마, 절반은 그런 것 같은데

    그걸 골라낼 수도 없으니.

     

    난감해하고 있는데

    슬쩍 부엌을 지나던 남편이 

     '그러게 그냥 무 깍두기 하면 좋았을 걸...'

    얄밉게,  안 해도 될 한마디를 던지고.

     

    암튼 그리하여 

    지금도 냉장고 아랫칸에 18병 자리를 차지하고 있....

     

    그래도

    내가 한국 대표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맛을 김치라고 선물로 줄 수는 없다.

     

     

    김치 얘기가 나왔으니... 일본 배추.

    달달하고 야들하고 물기 많고

    그냥 생으로 쌈으로 먹어도 좋고 나베, 찌개에도 좋고

    우리식 배추전 만들면 최고로 맛있고 좋은데

    김치 만들 땐 영 아니다.

    김치 담고 충분히 발효가 된 뒤에도 

    맛이 드는 것 같지 않은 느낌.

    마지막까지 서걱거리는 느낌.

    끝까지 겉절이 느낌.

    방법이 어설퍼서 그런가 소금량과 절이는 시간을 바꿔보고

    뜨거운 물에 절여보라고 해서 그리도 해보고...

    그러다 어느 순간 포기했다.

    어쩔 수 없이 김치'가 아닌 기무치'로 인정하고 먹기로.

     

    포기로 하든 막김치로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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