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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야기( 四月物語).
이맘때면 다시 생각나는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감독의 1998년 영화.
좋아하는 배우, 마츠다카코(松たか子)의
가장 싱그럽고 예뻤을 때를 볼 수 있고
두근두근 꽃비가 내리는
예쁜 영화.
촬영장소를 알아보고
내년 4월엔 꼭 가봐야지,
작년에도 이 생각 했더랬...었었었..지...만
꽃이 지고나서야 습관처럼, 쿠니타치역(国立駅).
그리 먼 곳도 아니건만.
벚꽃의 계절,
올해는 계속 날씨도 좋지않고
나도 좋지않고
이노카시라 공원 갈 엄두도 못내고
서운하고
허전한 마음을
다시 이 영화를 보면서
조용히 달랬다.
요즘
대단히 산책이라기보다
동네 세탁소나 수퍼를 오가는 길에도
꽃을 보면
일단 멈춘다.
꽃은 원래부터 예쁜 것이지만
새삼스레 길가의 풀꽃들이 너무 예쁘고
어쩜 그렇게 잘 자라는 것인지
신통방통 보이는거다.
재주없으니
다시는 아무 것도 키우지 말자고,
새초롬하게 다짐했던 건...신혼 초 였다.
커다란 벤자민 화분을
두 번이나 연거푸
죽이고 난 다음..
보살핌 없이도
구석구석
이렇게들 잘 피어나고 있는데.
벽 사이, 보도블럭 사이
작은 틈에서도
이렇게 어여쁜 것을.
곧 집을 지을 예정인 것 같은데
그 틈에 꽃밭이 되었다.
누가 일부러 꽃씨를 뿌려놓은 것
같기도 하지만.
어느 정원보다 반갑고
아름다운
꽃밭이다.
4월20일부터 4박5일간
남편의 서울출장.
거의 빈 가방으로 가서
이만큼 채워왔다.
-곤드레랑 시래기는 두 봉지 샀어야지.
고들빼기는?
달래, 냉이는? ...-
튀어나오는 말을 꾹 눌러 참았다.
놀러간 것도 아닌데
이만큼이 어디라고..
일하면서 장보는 거 귀찮은 일인데..
게다가
수분크림 두 가지랑
눈영양제 까지
주문한대로 정말 잘 사왔다.
백점 백점!
땡큐예요.
불편하다고
신경질만 내다가
이제 나도 눈영양제를.
노안 개선.
아, 눈물이..
4월19일
oto no ha 화원.
클래스가 다른
화원의 담장.
지난 달에
허브모듬화분 이론과 실기를
등록해 두었었는데
잘못 보고 가서
한 시간이나 기다렸다.
물론 꽃 구경하고
옆으로 건너가 카페에서
차도 마셨지만..
계속 이럴거냐고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았다.
바보같으니!
여기 화원 플로리스트가
한 달에 2일 오픈하는 강습은
한 달 전 선착순 예약.
정원 4명.
내가 지난 달, 4번째로 전화한 사람~
1시간30분 강습인데
완전초보인 나에게는
정말 유용한 시간이었다.
우리 네 명의
오늘 완성품.
함께 심어도 되는 허브가 있고
함께 심으면 망하는 허브가 있다고.
특히 민트류는 함께 심으면 어려워진다고...헉
그동안 내가 망한 이유를
한 가지 더 알게 되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옆으로 계속 엉기는 '애플제라늄'은 줄기가 꺽일 것 같아
다른 화분으로 옮겼다.
한련화(나스타츔)는 1년생.
꽃이 지고나면
그 자리에 다른 허브를 심고
언제까지나.
꽃요리, 허브요리
좋아하지만
이것들은 차마
어쩌지 못할 것 같다. ㅎ
+
p.s:)) 조금 전 부엌에서 달팽이를 발견했다.
그저깨 한국친정에 다녀온 분께 산에서 직접 뜯어온 쑥을 한 다발 받았는데
아마도 거기 딸려온 모양이다.
한동안 들여다 보다가 가장 가까운 풀밭에 내려주었다.
네가 고생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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