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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2008~2009년 우리집
    우리집 2021. 3. 31. 22:05

     

     

    세래드님의 목련나무 사진을 보다가,

    그러고 보니 이번 봄

    목련을 못보고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아주  우람한

    목련나무가 있는 집에 살았던 적도 있었는데..

     

    예전에 살았던

    서울의

    마당있는 집.

     

    그리운 우리 집.

    그 골목 안에 목련나무집이에요.. 하면서

    흐뭇했던 기억.

    그러나 목련이 필 때 그 환한 사진은 한 장도 남아있질 않다니...

     

    그땐 사진 찍을 때도 애들만 쳐다볼 때라 그랬고

    또 나무가 너무 커서  사람과 나무를 한 컷에 넣기도 어려웠다.. 등등의 변명이 있지만..

     

    그리운 우리 집.

    이 집에 살 때 사람들이 젤 많이 찾아오고

    추억도 많았다.  2년을 못살고  이삿짐을 쌌지만...

     

    (내가 좋아서..

    또 아이들 다시 보라고

    블로그 기록을 옮겨놓는다.

    프린트한 사진을 다시 찍어 올려서

    사진은 뿌옇지만..)

     

     

     

     

     

     

     

     

    2015년 블로그 복사.

    '마당 있는 집'

    http://blog.daum.net/oesther01/15574034

    +++++++++++++++++++++++++++++++++++++++++++++++++++++++++++++++++++++++

     

     

    +

     

    루에 걸터앉아

    바람에 흩날리는 빨래를 보며...

    언젠가 이런 날들이 리워질 거라고

     

    자 생각했던 것 같다.

     

    2008년과 2009년에 살았던 이 집에서.

     

     

    한 겨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살게 된 마당있는 집.

    이사하는 날, 새벽부터 함박눈이 내렸다.

    그렇다고 해서 미룰 수 도 없던 이사...

    나도 남편도 마음이 너무나 심란했는데

     

    어린것들은 함박눈을 보며 팔짝팔짝 뛰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이삿짐차가 오는 걸 보고

    눈을 맞으며 혼자 걸어서 이 집에 먼저 들어서니...

    이사를 도우러 온 친구가 난감한 표정으로

    -겨울만 나고 바로, 다른 집 알아보면 돼... 그치?-

     

    예상은 했지만

    전에 살던 가족의 짐을 들어낸 자리는 곰팡이에 흐르는 물기에

    오늘 당장 어떻게 애들을 재울까

    복잡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날 하루도 그립지만..

     

    (초록잎이 무성한 목련나무, 여름에 찍은 사진)

     

     

    그렇게 짐부터 들여놓고 꽤 많은 날들,

    부지런한 남편이 가구를 옮겨가며

    벽지를 뜯어내고 곰팡이를 긁어내고 뭔가 약도 뿌리고 바르고

    다시 페인트칠도 하고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약 냄새가 심해서 나는 애들 데리고 다른 데 나가 있곤 해서

     

    작업 사진 한 장 남겨놓지 않은 게 가끔 진심으로 미안하다.

     

     

    시작은 그랬지만...

     

    이른 봄부터

    돌도 많고 군데군데 시멘트도 발라져 있던 마당을 뒤집어서

    밭을 만드느라 모두 열심이었다.

    애들은 장화 신고 돕는다고...

    그러다 웅크린 벌레 한 마리 나오면 꽥

    도망갔다가

    또다시 오고..

     

     

    목련이 피고

    라일락이 피고

    담쟁이도 피어나고

    서대로 기쁨을 주던

    우리 집.

     

    상추랑 열무랑 채소도 심고

    이것저것 심었다가...

    나중엔 연못 만들까? 연꽃 키워볼까?

    뭐든 마당에서 많이 했다.

    그때 마침 친구의 시골집에서 옛날 책상이랑 걸상이랑 가져와서

    나도 좋았지만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마당이었다.

    나중엔 꽃을 많이 심고

    봉숭아도 심어서 꽃물들이고...

     

    몇 살?

    톡톡 좀 두들겨줘야 열리고 닫히던

    이 미닫이 문짝마저 그립고...

    마당에서 손톱 깎고 해바라기 하던 이런 날도...

     

    마루까지 환하게

    쏟아져 들어오던 햇살도 생각나고...

    올린 머리, 베컴 머리, 꼬불랑 긴 머리를 뒤에서 보며

    꼼작 마라... 했던

    이 찰칵의 순간도 생각나고,

    안돼 안돼, 째리~

     

     

    2008년과 2009년, 애교절정 째리~

    안아줘 엄마, 업어줘 아빠, 언니 이거 해줘...

     

     

    우리 신영이.

    동생을 엄마처럼 잘 챙기고

    친구네 집 갈 때도 데려가고 그랬던 거,

    기억나는지..?

    이러는 거 보면서

    뒤따라가던 날, 이 골목... 그려지고,

     

    이렇게 즐거운 마당놀이,

    비가 온다고 멈출 수 없었고

     

    애들 방 커튼과 피아노

    연두색 페인트 칠하고 땡땡이 커튼 만들고

    설레었던 날들.

    이 예쁜 피아노.

    낙원상가를 몇 번을 돌아 이 중고 피아노를 사고

    얼마나 뿌듯했었는지.

    우리 딸에게 피아노...

    가슴이 울렁울렁했었어.

     

    엄마옷이 너무 잘 어울려서...

    너는 모델이 되어라,

    그땐 그렇게 웃었지.

     

    신영이가 찍은 우리들 사진, 느낌 좋은 거 많았는데...

     

    이맘때부터

    네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 없는 사진은

    바로 그 사람이 찍은 사진인 거, 잊지 말기.

    2009년 1월의 달력.

     

    2009년 여름, 이 집에서 짐 정리를 다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나의 까사미아~

    재활용센터에 실려가기 전 찍은 사진.

    결혼할 때 큰 맘먹고 까사미아에서 구입한 옷장이랑 이불장,

    바다 건너 이사오느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계속

    피아노는 가져오는 건데

    가구는 그냥 가져오는 건데

    볼 때마다 그 생각...)

     

    작년쯤...

    그저 넣어둔 사진 박스를 뒤져서

    이 집에서 찍은 사진들을 골라 추려놓았었는데...

    이제야 조금 정리를 했다.

     

    이때를 지나면서부터는 디지털 사진기를 구입,

    거의 사진 현상을 안 하게 되면서

     

    아날로그 구닥다리 나의 추억이

    어디로 갔는지, 가끔 불안하고

    허전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이런 정리는 계속돼야 한다고,

    나를 위해서.

    2008년과 2009년

    그때 살았던

    마당 있는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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