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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매일, 도시락을 싸고 있다.
책가방과 별도로 도시락가방까지 들고
전철을 타는 아이도 그렇지만
처음엔 나도 참 큰일이다 싶어서,
학교급식이 없다는 얘길 듣고
"아니, 왜애??" '왜애?"
몇 번이나 다시
잘 알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묻고
입학안내문들을 다시 뒤져서 읽어보고 그랬다.
소풍이나 운동회, 어쩌다 한 번이 아니고
매일의 도시락은
그저 부담이었는데..
이제 좀 익숙해졌나.
여전히 아침시간은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이따금씩은
도시락 사진을 찍어두기도 한다.
몇 초의 여유만 있다면.
매일 싸는 도시락의 퀄리티는
강 약 중강 약,
그때 그때 달라요~
모두 이번 9월과 10월에 찍은 사진들.
아이부터 어른까지 도시락문화가 자연스런 이곳이지만
의외로 우리식의 보온도시락,
-점심시간에 뚜껑을 찰칵 열면 따뜻한 온기가 피어오르는- 그런 건 거의 없다.
죽이나 수프를 넣는 도시락통이 따로 나와있긴 해도
보통은 플라스틱이나 멜라민 종류가 대부분.
딸깍거리는 양은 도시락, 1회용 나무도시락도
아직 많이 사용하고.
아이는 친구들도 다 그렇게 싸온다고
간단한 주먹밥이면 된다고 하지만
맨 밥에 후리카케..
아무리 도시락반찬이 고민이래도
그럴수는 없고
짬짬이 노력중이다.
사실, 어쩌면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현실적으로
도시락 싸는 일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며.
문제는
어제 그제 뭐 싸줬는지 깜빡깜빡
기억이 안나는 내 정신머리..ㅎ
사진으로 줄줄이 보니
다 비슷비슷해보이고
새로운 생각도 안나고..
다른사람들은
아이도시락에 어떤 거 어떤 거 담아주는 지
너무너무 궁금하다 정말..
『 응답하라1988 』
1988년이라니, 청춘이라니,산울림이라닛..
그 시절로 돌아가기는 커녕
할머니가 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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