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마당있는 집 (서울 2008~2009)
    우리집 2015. 8. 7. 08:00

     

     

     

     

     

     

     

    +

    +

     

     

    루에 걸터앉아

    바람에 흩날리는 빨래를 보며...

    언젠가 이런 날들이 리워질 거라고

     

    자 생각했던 것 같다.

     

     

     2008년과 2009년에 살았던 이 집에서.

     

     

     

     

    한 겨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살게 된 마당있는 집.

    이사하는 날, 새벽부터 함박눈이 내렸다.

    그렇다고 해서 미룰 수 도 없던 이사...

    나도 남편도 마음이 너무나 심란했는데

     

    어린 것들은 함박눈을 보며 팔짝팔짝 뛰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이삿짐차가 오는 걸 보고

    눈을 맞으며 혼자 걸어서 이 집에 먼저 들어서니...

    이집을 소개했던 친구가 난감한 얼굴로

    -겨울만 나고  바로, 다른 집 알아보면 돼...그치?-

     

    예상은 했지만

    전에 살던 가족의 짐을 들어낸 자리는  곰팡이에 흐르는 물기에 

    오늘 당장 어떻게 애들을 재울까

    복잡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날 하루도 그립지만..

     

     

     

    그렇게 짐부터 들여놓고  꽤 많은 날들,

    부지런한 남편이 가구를 옮겨가며

    벽지를 뜯어내고 곰팡이를 긁어내고 뭔가 약도 뿌리고 바르고

    다시 페인트칠도 하고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약냄새가 심해서 나는 애들데리고 다른 데 나가있곤 해서

     

    작업사진 한 장 남겨놓지 않은 게 가끔 진심으로 미안하다.

    그땐 블로그도 하지 않을때라서..

     

     

     

     

    시작은 그랬지만...

     

    이른 봄부터

    돌도 많고 군데군데 시멘트도 발라져있던 마당을 뒤집어서

    밭을 만드느라 모두 열심이었다.

    애들은 장화신고 돕는다고...

    그러다 움크린 벌레 한 마리 나오면 꽥

    도망갔다가

    또 다시 오고..

     

     

     

     

     

     

     

    목련이 피고

    라일락이 피고

    담쟁이도 피어나고

    서대로 기쁨을 주던

    우리집.

     

     

     

    상추랑 열무랑 채소도 심고

    이것 저것 심었다가...

    나중엔 연못만들까? 연꽃 키워볼까?

     

     

     

     

     

    뭐든 마당에서 많이 했다.

    그때 마침 친구의 시골집에서 옛날 책상이랑 걸상이랑 가져와서

    나도 좋았지만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마당이었다.

     

     

    나중엔 꽃을 많이 심고

    봉숭아도 심어서 꽃물들이고...

     

     

     

     

    몇 살?

     

     

    톡톡 좀 두들겨줘야 열리고 닫히던

    이 미닫이 문짝마저 그립고...

     

     

    마당에서 손톱깍고 해바라기 하던 이런 날도...

     

     

     

    마루까지 환하게

    쏟아져 들어오던 햇살도 생각나고...

     

     

    올린 머리, 베컴 머리, 꼬불랑 긴머리를 뒤에서 보며

    꼼작마라...했던

    이 찰칵의 순간도 생각나고,

     

     

    안돼 안돼, 째리~ 

     

     

     

     

     

    2008년과 2009년, 애교절정 째리~

    안아줘 엄마, 업어줘 아빠, 언니 이거 해줘...

     

     

     

     

    우리 신영이.

     

     

    동생을 엄마처럼 잘 챙기고

    친구네 집 갈 때도 데려가고 그랬던 거,

    기억나는지..?

     

    이러는거 보면서

    뒤따라가던 날, 이 골목...그려지고,

     

     

     

     

    이렇게 즐거운 마당놀이,

    비가 온다고 멈출 수 없었고

     

     

     

    애들방 커텐과 피아노.

     

    연두색 페인트 칠하고 땡땡이커텐 만들고

    설레었던 날들.

    이 예쁜 피아노.

    낙원상가를 몇 번을 돌아 이 중고피아노를 사고

    얼마나 뿌듯했었는지.

    우리 딸에게 피아노... 

    가슴이 울렁울렁 했었어.

     

     

     

     

     

     

     

    엄마옷이 너무 잘 어울려서...

    너는 모델이 되어라,

    그땐 그렇게 웃었지.

     

     

     

     

    신영이가 찍은 우리들 사진, 느낌 좋은 거 많았는데...

     

    이맘때부터

    네 사람중에서 한 사람이 없는 사진은

    바로 그 사람이 찍은 사진인 거, 잊지말기.

     

     

     

     

     

     

    2009년 1월의 카렌다.

     

     

     

    2009년 여름, 이 집에서 짐정리를  다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나의 까사미아~

    재활용센터에 실려가기 전 찍은 사진.

     

    결혼할 때 큰 맘먹고 까사미아에서 구입한 옷장이랑 이불장,

    바다 건너 이사오느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작년쯤...

    그저 넣어둔 사진박스를 뒤져서

    이 집에서 찍은 사진들을 골라 추려놓았었는데...

    이제야  조금 정리를 했다.

     

    이때를 지나면서부터는 디지털사진기를 구입,

    거의 사진현상을 안하게 되면서 

     

    아날로그 구닥다리 나의 추억이

    어디로 갔는지, 가끔 불안하고

    허전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이런 정리는 계속 되야 한다고,

    나를 위해서.

     

     

    2008년과 2009년

    그때 살았던 마당있는 우리집.

     

     

     

     

     

    '우리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케부쿠로를 떠나며..  (0) 2021.05.01
    (다시)2008~2009년 우리집  (0) 2021.03.31
    집수리, 정리  (0) 2019.08.05
    집 수리 준비중..  (0) 2019.07.04
    우리집1 , 신카이마코토의 단편  (0) 2019.02.18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