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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밥 (家ご飯 )
    일상(日常記録) 2013. 4. 30. 16:44

     

     

     

     

     

     

    집 밥.

    집 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집에서 밥하는 게 일인 내가

    뜬금없지만 그렇다.

     

     

     

     

     

    맛있고 멋진 곳은 많겠지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음식은

    정답이 따로 있다.

     

     

     

     

     

    밥(

    ).

    기운없을 때 종종 혼자서 가는 밥집이다.

     

     

     

    마침 주인할머니가 식당 문을 열고 계셨다.

    오늘은 내가 첫번째 손님이다.

     

     

     

     

     

    테이블은 4인석이 2셋트에  2인석 1셋트 그리고

    사진에 보이는 의자 4개가 전부인 작은 식당.

     

     

     

    기본적으로 밥과 된장국, 츠케모노(채소절임)에 반찬 한가지에다가...

    메인메뉴를 고르면 되는데,

    계란말이, 가지볶음, 고로케, 굴튀김, 생선구이 정도로 소박하다.

    일본 가정식, 우리식으로 보면 백반집 같은 곳이다.

     

     

     

    나는 보통 여기서

    나스미소(가지를 일본된장에 볶은 일품요리)나  꽁치구이를 먹는데,

    오늘은 꽁치가 없어서 삼치를 주문했다.

     

     

     

     

     

     

     

    오차 한잔에

    삼치구이 정식.

     

    오늘 된장국에는 연근과 우엉과 고추가 들어있어

    다른때와는 좀 특별한 입맛이었다.

    고추 때문인지 한국된장 연하게 끓인 맛과 얼추 비슷, 좋았다.

     

     

     

     

     

    편안한 밥상.

     

     

    집 밥'은 무엇인가?

    보통은 엄마가 만들어주던 그 맛, 그 밥...그런 것일까.

    하지만 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나는

    그런 밥상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아홉살, 열살 무렵 친구네 집에서 먹었던 밥상이 생각난다.

    동그란 양은 밥상위에 사람 수 만큼 밥그릇이 올려지고

    넘치게 담은 김치 한보시기에

    기름을 바르지않고 연탄불에 막 구은 김 몇장과 간장 한종지 ,

    재탕 삼탕 한 것 같은 진득한 된장찌개가 한 가운데 올려져 있던

    그 밥상.

     

    놀다가 친구 한명쯤 데리고 온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냥 숟가락하나 더 얹고 바로 밥을 퍼 주시던 친구 어머니의 바쁜 손길.

    "야야...우린 그냥 이렇게 먹는다."

     

    완전 친한 애도 아니었는데,

    묻지도 않고 데려와서는 밥줘! 해도 화내지 않는 엄마도 놀라웠고

    진짜 먹어도 되나...잠깐 혼란은 있었지만

    이미 나는 새로 올려놓은 숟가락 앞에 앉아 있었다.

    기쁘게도 슬프게도 너무 배가 고팠다.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고

    이만큼의 나이와 세월이 지났는데도

    돌아보면 가끔씩

    그 밥상머리가 생각난다.

     

    그 밥상에 꾸깃꾸깃 끼어앉아  또다시

    밥이 먹고싶어 지는 것이다.

     

    집밥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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