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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이 참 예쁘다.
현관 앞
앞집 지붕에 저녁무렵이면 늘 비둘기들이 떼로 모여드는데..
어느새 해가 길어져서 아직은 몇 마리 뿐.
아무 생각없이 멍...
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습관이 있다.
현관문을 열다가 종종..
생각보다 구름이
빨리 지나간다.
"텅 빈 마음"
예전에...
나의 제대로 된 첫 직장은
레코드회사 였다.
처음엔 작은 기획사였는데
갑자기 팡 커져서
레코드주식회사가 되었었다.
사실 나는 입사후 몇 개월만에
그만두려고 마음 먹었으나..
하필 그때 사장과 직원들이 방송국 pd사건에 연류되어
잠적해버리는 바람에...
그런 지경에 사라지는 건
너무 찜찜한 일이라
빈 사무실을 지키다가
결국 4년정도 일하고 그만 두었다.
가끔 그때를 생각하면
아니다 싶었을때 바로 그만 두었다면
내 인생이 좀 달라졌을까.
한동안 종종 다시 생각해보곤 했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그때만해도 가수의 음반을 제작하는 레코드회사들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았다.
바보같은 노예계약 정도는 보통이고
설마하던 일들은
두고보면 다 사실이었다.
그때, 사장에게 매니저들에게
정말 많은 얘기들을 들었는데...
대부분 스쳐간 가수들의.
그중에 이승환도 있었다.
그도 역시 데뷔전 자신의 데모테입을 들고
우리 사장에게도 왔었다고.
그후 소속사를 찾아 계약했지만
공증 직전에 일방적으로 파기,
자기가 제작했다고,
어린 것이 돈독이 올랐고
이 세계의 질서를 모른다고..
그러고도 안하무인
무슨 콘서트를 연습하듯 계속 해댄다고..
노랜 또 그게 뭐야..곧 망한다고..
지금 연예인s랑 사귄다고..
아버지는 뭐하고...그런 집안이고..등등
그런데 나는
그런 얘기를 듣고나니
더 더 이승환에게 호감이 갔었다.
뭐가 뭔지 알 것 같은 느낌.
나중에 알게된 이승환의 입장은..
특별히 자신을 원하는 소속사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사기계약은 할 수 없었고
아버지의 도움과 수공업 수준으로 직접 제작했고,
방송국pd들 따라다니기 보다는
소극장 매일 콘서트로 홍보했다....그 정도.
사실 우리회사 소속 가수들도
뒤에서는 모두 그를 부러워했다.
아..저렇게 대중가수가 될 수도
있는 거 였구나..
무척 역동적이고 재미있다는
그의 콘서트는 어쩌다보니
한 번도 못 갔지만..
ebs공연과 dvd는 많이 봤고
음반도 몇 개 샀고
꾸준히 그의 노래를 듣고 있다.
모르면서 가끔
동료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여전히 그는 참
멋지다.
2019.4.13 세월호참사 기억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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