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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있었지..
머리가 하얘지면서
오로지
그것만이 필요한 것 처럼
눈 아프게 찾다가
너무 우습게 찾았다.
이렇게..
일곱 살 쯤에 내 사진.
지금 나한테 있는 단 한 장의
어릴 때 내 사진.
사진을 보면 이 날이 기억난다.
그때 나는 훌쩍거리고 있었고
사진에 안보이는 건너편에서
남은 가족들이 나를 보며
'쟤는 왜 아까부터 저러고 있지'
누군가 그런 말 하고
누구는 또 사진을 찍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신기하게 기억이 난다.
나중에 고개들라고 하도 그래서
억지로 고개를 들고
눈물묻은 우중충한 얼굴로
사진을 찍었다.
그 얼굴..
다시 볼 수
있을까.
참으로 오랫만
하루종일 이 사진을 들여다 보다가
내려놓고 나니,
이번엔 또
그 시집은 어디갔지?
그건, 아니 또 그건..?
여러가지 사소하고 소중했던 것들이
줄지어 마구 생각이 났다.
도쿄로 이사하며
대부분의 책들은 다
헌책방에 팔거나 버리고 왔지만
그래도 몇 권은 좋아서
잘 챙긴 것 같은데..
언제나 또
그런 것들은
잘 안보인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며
인터넷으로
그 시를 찾아 읽었다.
예전엔
꼭 소리내서 읽어보곤 했던
혼자가는 먼 집.
허수경의 시.
혼자 가는 먼 집
당신...당신이란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음식도 없이 맨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딩신 이쁜 당신....,
당신이란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