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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걸리 만들었다.
도쿄에서는 두 번째..
전에 만들고 올렸던 포스팅을 다시 보니
부끄러웠다.
그때 나는 자신만만
일본생누룩으로
우리 막걸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습기만땅인 장마철에 만들어
주변에 나눠주기 까지 했으니..
그 완전 망한 경험으로 확실히 배운 건
막걸리는
우리 누룩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
여러 사람 수고해서 받은
귀한 누룩과 쌀.
누룩은 해외배송 불가 상품이라서.
일본으로 이사하기 전에
북촌 문화센터에서 -우리술 만들기 3개월 과정을 수료하긴 했지만,
사실 막걸리 만들기는
누구라도 할 수 있고 어려울 건 없다.
다만 생각보다 훨씬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것을
이번에도 절실히 느꼈다.
◆
1. 막걸리 만들기의 시작은
하루 전 쯤 누룩을 펼쳐놓고 바람에 말려준다.
2. 사용할 병과 도구들을
증기소독해서 물기를 완전히 말린다.
3. 쌀은 깨끗히(백세) 씻어서 10시간 이상 충분히 불린다음
1시간이상 물기를 빼서 고두밥을 찐다.
(밥을 찌는 사이 중간에 물 한 컵 정도 골고루 뿌려주고
마지막 불 끄기 전에도 다시 한 컵 부어서 쌀알을 골고루 익힌다)
4. 고두밥 찌는 사이에 누룩에 생수를 붓고 잘 섞어둔다.
5. 고두밥을 1시간 정도 식힌다. (밥이 뜨거우면 발효가 어렵다)
5. 고두밥, 누룩, 생수를 충분히 잘 버무려서
유리병에 담고 면보를 씌우고 고무줄로 느슨하게 묶어둔다.
6. 그후 2일간은 아침저녁으로 나무주걱으로 저어가며
발효정도를 지켜본다.
3일 째 부터는 젓지않는다.
※18도에서 20도를 유지한다면 빠르면 3일에서 5일정도면
12~15도 정도의 술이 완성.
첫 날은 밤에 기온이 뚝 떨어져
매트깔고 모포도 덮어주고..
발효되는 소리가 퐁당퐁당
기특하고 예뻐서 동영상도 찍었다.
2일, 3일, 4일 째 발효과정, 변화.
그리하여 5일 째 되는 날
아침 저녁으로 2차로 나눠서
술을 걸렀다.
1차로 이만큼.
이거...우유 아니다, 얘들아~
그리고 2차로 전부 이만큼.
5일간 매일 맛 본다고 야금야금
1리터 이상 마셔버렸고
또 이번엔 신맛을 걱정해서
생수의 양을 줄였기 땜에
이만큼 뿐이다.
쌀(찹쌀+맵쌀)2kg, 누룩400g, 생수3L...로 만든
오 나의 막걸리.
알콜돗수는 보통 10~15도 정도 나온다고 들었지만
정확히는 알 수 없고
여기에 1:1로 생수를 섞으면
시판막걸리와 비슷한 6~8도 된다고.
그러나 우리는 독한 사람들.
그냥 마신다 ㅎㅎ
+
(좀 더 깊은 맛의 술을 위해서는,
발효2일 째에 위의 과정을 그대로 거쳐서 다시 만든 '덧술'을 만들어
섞어서 '이양주'를 만드는 방법이 있고,
거른 막걸리에 설탕 또는 꿀, 과즙 등을 1티스푼 정도 섞어서
저온으로 후발효(아무래도 냉장고..)를 2~3일 정도 하면
수제막걸리의 신맛이 좋게 조정되고
살짝 탄산막걸리가 된다.
(이번엔 맛 비교를 위해 절반 씩 실험중)
남은 술지게미..에는
무, 당근을 소금에 절여서 물기를 뺀 다음 넣고
완전히 덮어둔다.
이대로 3개월이상 지나면
슴슴하고 맛있는 장아찌가 되는데..
날씨도 더워지고
우리집 냉장고 빈 자리는 늘 부족,
적당할 때 그냥 꺼내 먹을 것이다.
완벽한 장아찌, 그건 사먹는 걸로..
♬♬
p.s 이제 동영상 올리는 법을
알게 되었다...감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