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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주면 편할 걸 어찌 만들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싱긋 웃으며 어떤 아버지가,
우리 딸이 기억해주지 않겠어요?
사 준 건 잊어버려도...
만들어 준 건 기억해주지 않겠어요..?
킬킬거리며 아무 생각없이 오락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마디가 마음에 꼭 찍혀서 자꾸 생각났다.
"기억해주지...않겠어요..?"
남편이 고심해서 만든 아이들 책상.
한 쪽 벽면에 딱 맞게 들어가도록 cm를 재고...
책장을 만들어 세우고 책상을 따로 만들어 끼워넣는 나름의 다자인을 생각해서
원목을 몇 종류의 cm로 맞춰 주문하고
열심히 만들었다.
cm계산에도 어두운 나는 잘 맞는 크기에 무척 감탄했었고
아이들도 물론 좋아했다.
어느새 4년전의 일이지만
나중에 우리애들도 기억하겠지.
아빠가 만들어 준 책상.
엄마가 막 박수치며 좋아했던 이 책상..
3월3일은 히나마츠리(ひな祭り)라고
일본에서 특별히 여자 어린이의 날이다.
그동안은 계속 어린이날은 5월로 뭔가 기념을 해왔지만
일본에선 5월5일은 남자어린이의 날(鯉のぼり)이기 때문에
이제 여기 생활에 익숙해진 아이들의 기분도 그렇고...
이번에 처음으로 히나마츠리를 생각하며
줄줄이 과자선물을 준비했다.
아이들 학교 간 사이에
몇 군데의 마트와 가게를 돌며 줄줄이과자를 이것 저것 사서...
종이테이프로 책장에 가득 붙였다.
한 개에 보통 20그램씩 포장된 과자와 땅콩과 초콜렛에다가
사탕도 과자도 아닌 옛날과자 '라무네.
케잌 가격이랑 그게 그거지만,
곧 째리생일이 있으니 케잌은 그 때.
그리고 이게 더 재밌을 것 같았는데...
학교에서 돌아와 매점언니들 같은 두 마리.
그러고보니...
책상은 오래 남고 기억하겠지만
과자는 싹 다 먹어버릴테니 꽝이겠구나..ㅎㅎ
and,
2015 째리의 생일케잌. 쇼콜라~
susanna happy birthday...라고 써 온 글씨가 뭉개져서 미안. ...하는데
그 뭉개진 싸인초콜렛을 얼른 한 입에 넣어버라는 째리, 고마운 것.ㅎ
벌써부터 아빠한텐 선물이랑 도서상품권까지 다 받았고
나는 역시 언니때처럼 공평하게 포토북을.
태어나면서 부터 5세까지의 사진과 파일을 골라 편집,
인터넷으로 주문...
지난 2월 서울출장길에 남편이 받아오고...숨겨놨다가
생일날 밤, 건네주었다.
쨘!
21X21cm크기의 포토북.
전부 63페이지인데 한 p에 사진36장이 들어간 것도 있으니...어마어마,
모두 몇 장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책처럼 잡지처럼 만들면,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만족감도 높다.
여간해선 사진현상을 하지않고 파일로만 정리하는 요즘,
이렇게 남겨두고 잡지처럼 보는 것도 즐거움. 점점 더 그럴 것.
아이는 이미 나에게...할 수 있는 효도를 충분히 했다.
사진을 보며,
다시 한 번 내가 나에게.
기쁘게도
요즘 유난히 꽃선물을 많이 받았다.
작년 이맘땐 계속 과자선물만 받았었는데...
모두 약속한 것 처럼 꽃다발~
무거울 정도로 젤 큰 꽃다발.
남편이 아침에 치바에서 받아서 시외버스 타고 다시 전철타고 사무실 들렸다 집으로 가져오니...
내가 받았을 땐 꽃들이 이미 지쳐있었다.
서둘러 시들어진 잎사귀들은 잘라내고 세 군데에 나눠서 물을 듬뿍 주었다.
시간이 지나며
세 군데 담았던 꽃이 두 군데에서 한 군데로...그러다 작은 찻잔 하나에 남을 때 까지
마지막 잘잘한 한 송이까지
매일매일 예뻐해줄께..
새입니다...구름입니다.
오랫만에 다시 찬찬히 보니 새롭다.
씬이 색동유치원 다닐 때 체험학습가서 만들어 온 도자기.
연필담으면 필통이고 숟가락 꽂으면 식탁에서 쓰이는데
오늘은 꽃병이다.
꽃 보다 예쁜 요것!!
다음은 아오야마-플라워마켓의 부케들.
어디에 어떻게 담아도 예뻐!
그리고도 씬의 졸업식이 있어서 계속 꽃...
꽃을 보며 많이 웃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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