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料理)

그 밥(あのご飯)

style esther 2015. 1. 6. 22:18

 

 

 

 

 

 

  그 밥..,

홍합밥.

 

 

 

 

도쿄한국시장에서 한국산 홍합2kg 구입했다.

 

서울에서 홍합 이만큼은 언제든 살 수 있는데...

몇 번이고 찾아봤지만 지금 사는 곳 근처에는 홍합이 별로 없었다.

대신 어느 마트에나 가리비는 어떤 타입으로는 꼭 있는 것을 보면 역시,

 

비슷해보여도 그렇게 좋아하는 입맛이 다른 것인가..싶다.

 

 

오랫만에 껍질홍합을 보니

홍합탕 끓여야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국물떡볶이 만들어도 좋겠지만 오늘만큼은,

 

홍합밥을 기필코 만들 것.

 

흰쌀이면 몇 시간만 불려도 되지만...

오늘은 현미라서(현미, 찹쌀현미 반반)

씻어서 하룻밤 불려놓았기 때문에.

 

 

 

오늘의 홍합밥 재료

홍합살400g정도, 불린 쌀 4컵, 간장물2컵(간장:참기름:물, 1:2:4), 연근,실파...등등

그리고

3중바닥솥이나 코팅된 냄비, 나무주걱 준비.

 

 

 

 

 

 

냄비에 불린 쌀과 홍합과 연근을 넣고...

 

배합된 간장물을 부어서 잘 섞어준 다음,

강한 불로 15~20분 정도 저어가며 끓인다.

 

다시마도 있으면 한 조각 넣어주고,

 

어느정도 물기가 줄어들어 자박자박해지면

뚜껑을 덮고

약한불로 30분정도 뜸 들이는데...

 

이때도 가끔 한 번씩 나무주걱으로 저어줘야 눌어붙지 않으므로

시작하면,

 

꼼짝 못한다.

 

 

 

홍합밥과 함께 나노하나(유채 싹 )나물을 하려고 사왔는데

미소된장이 집에 없었다.  이런, 요런!

유채를 살짝 데쳐서 미소된장 한 스푼에 참기름 한 스푼,

그리고 참깨를 갈아서 넣고 무치면 산뜻한 나물이 되는데 이런!

 

생각해서 골라 사 온 것인데...아쉽지만 나노하나는 내일로 미루고

다른 반찬으로 대신하기로.

다시 사러 나가기엔 너무 늦었다.

멍2

 

 

그사이,  밥 완성!

 

굴밥하듯, 무 좀 썰어넣고 다시마물로 밥물을 붓고 지어서 

양념간장이랑 먹어도 맛있겠지만,

내가 먹고싶고 레시피를 남겨놓고 싶은 건

 

바로

이런 홍합밥.

 

 

나노하나를 조금, 잘게 썰어넣고 계란말이 만들고

고추장아찌를 꺼냈다.

 

 

옛날 옛날에

문수석'이라는 식당에서 자주 사 먹었던 밥.

결혼전이었고 따져보니

아마도 96년에서 97년에 많이 갔었던 것 같은데

서울 삼청동, 문수석의 인기메뉴였던 홍합밥.

 

그때 함께 일하던 멤버가 알려줘서 좋아했던 그 식당.

그때 홍합밥에는 홍합만 들어있었고...

홍합밥에 된장국이나 맑은 콩나물국, 오징어젓갈, 나물반찬 한가지 정도로 간결했다.

 

언젠가 한 번은 한가한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마침 옆에 앉아 식사를 하던 주인아주머니께

-어디서도 못먹어봤는데 이거 어떻게 만들어요?- 물어봤었다.

-가르쳐줄 수 없지. 이걸로 특허도 냈는데.ㅎㅎ- 말은 그렇게 해놓고도

이러고 저러고 만드는법을 줄줄 알려주시던 그 아주머니.

 

얼굴은 잊었지만 뭔가 자부심에 가득찬 그 분위기는 아직도

생각난다.

 

아, 그리고 홍합밥은 울릉도해녀들이 가마솥에 끓여먹던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나중에 어디서 들었었는데...

 

그후로도 자주 갔었고

집에서도 종종 만들어 먹었던 홍합밥인데...

잊고있다가

 

참 오랫만이다.

 

 

 

짭조름한 홍합밥.

1997년의 맛.

목동에서 일하고 삼청동까지 이거 먹으러 왔다가

다시 압구정동으로 뿅.

 

모처럼 만들었는데 생각이 많아져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게

다 먹어버렸다.